여름 강습회
보폭은 일정하게 해야 합니다
달릴 때 보폭이 달라지면
균일한 힘이 들어가지 않거든요
이렇게 최선이었던 적
처음이어서
할 수만 있다면
수많은 햇빛에 부딪쳤다
땀에 젖은 채 운동장을 보았다
멀리서 마주하는 축구골대와
긴 타원으로 찍힌 발자국들
그것은 하나의 역할 같다
너의 뒤를 쫓는 나
너는 계속해서 달리는데
어쩌지, 더 이상 따라가다간
신앙마저 잃어버리겠어
나는 달리기를 그만하고
자리에 주저앉아 한 바퀴
기다리지만 너는
무심히 나를 지나쳐 식수대로 향한다
여름날의 강습회는 햇빛이 입속으로 마구 들어와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나는 축구공처럼 남겨져 있고
아쉬운 대로
네가 남긴 발자국을 들춰 본다
여전히 말라 있구나
손바닥으로 쓸어보면
쉽게 지워지는 발자국
미안해
네 발자국을 건드려버려서
간단하게 반성 같은 걸 했다
나는 뒷머리가 축축해지고
너는 다시 달리기를 시작한다
한 걸음 한 걸음
빛을 머금고
발자국과 발자국 사이를 지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