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책 #17
버텨낸 마음이 씨앗이 될 때
송미경(시각예술가)
“작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모든 것에 ‘왜?’라는 질문이 항상 뒤따랐었어요. ‘나 같은 게, 왜?’이죠. 정말 솔직하게 특별히 불우하지도, 불행하지도 않고, 어떤 사연이 있지도 않고, 더 힘든 상황에서 버티는 사람도 있는데 나 정도의 슬픔이, 이 감정을 논해도 되는가, 이런 생각을 많이 했죠. 그러다 어느 때에 이러한 생각이 결국 또 다른 불안과 슬픔을 파생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럴 필요가 없는데 스스로 슬플 만한 사람인지 자격을 따지고, 이미 느끼고 있는 감정조차 축소시키고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