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화가가 쓴 시를 되게 좋아했어요. 시를 오래 써온 사람들이나 문창과를 나온 사람들은 사실 배운 티가 나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화가들의 시는 더 자유롭고 유려한 면들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지수 작가님의 동화적인 분위기나 맑은 분위기의 시를 좋아했어요. 작가님은 시의 대상을 주로 어디서 가져오는지 궁금합니다.
평소에 드는 생각이나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순간들을 메모해둘 때가 많아요. 하나를 말해보자면 ‘마음이 왜 이렇게 맛있어요?’라는 메모가 있는데 작업실 아가들에게 하트모양 뻥튀기를 주면서 “내 마음이야”라고 했더니 저런 대답이 나와서 기록해둔 기억이 있습니다. 실제로 『천사를 그리기 시작했어』 수록시인 「천사 교육원」에 첫 문장이기도 하고요. 저의 시의 대부분은 작은 메모에서 시작해서 퍼져나간답니다.
Q. 지수 작가님의 메모장이 궁금해지네요. 또, 작가님은 ‘너’라는 대상과 대화하는 시들이 참 매력적이에요. 작가님이 평소 사람과 대화하는 분위기나 습관들이 시에서도 묻어난다고 느꼈어요. 시에서 주 대상이 된 ‘너’가 어떤 사람인지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제가 많이 아끼고 좋아하는 친구예요. 계절마다 같이 하고 싶은 게 많고 오래오래 함께 수영장을 모으고 싶은 친구입니다.
Q. 괜히 그 친구가 부러워집니다. (웃음) 책을 만들면서 시를 처음 써보셨을 것 같은데요. 어렵거나 낯선 점도 많았을 것 같아요. 시 창작에 있어서 어려웠던 점이 있을까요?
길게 쓰지 못하는 것! 예롤 작가님, 은진, 희은 쌤을 보면 길게 길게 잘 써내려가는데 저만 늘 분량이 짧아서 고민이 많았어요! 지금도 저에게 숙제로 남아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