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2019년 손바닥문학상 수상, 2021년 『여섯 개의 폭력』 공저 참여, 2022년 『친애하는 서로에게』 독립출판, 2023년 『쉼표, 한창때 우리』 독립출판 등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해오셨더라고요. 책 마케팅도 열심히 하신 게 보였거든요. 또 서간문 형식으로 내셔서 편집자적인 눈도 좋다고 생각했어요. 책들은 직접 기획하시고 작가 셀렉을 하신 건가요?
네, 글항아리에서 나온 『여섯 개의 폭력』을 제외하면, 모두 직접 기획하고 출간한 독립출판물이에요. 『친애하는 서로에게』는 팬데믹 때 사회 초년생이 된 심정을 담은 편지글로, 시 쓰는 조민주와 함께했고요. 『쉼표, 한창때 우리』는 천안 청년센터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27.5도 호프’ 모임에서 함께 만들었어요. 혼자서는 절대 못 했을 것 같아요. 독립출판물을 전국의 책방에 입고하는 과정에서 책방지기님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특히 처음 독립출판을 배운 새벽감성1집과 북마켓에 셀러로 초대해 주신 다시서점, 두루미책방에 각별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북마켓에서 만난 시민, 독자 분들이 따뜻한 시선과 응원을 많이 보내주셔서 계속 글을 쓰는 힘이 되기도 했답니다. (책이 좋다, 책 좋아하는 사람이 좋다...) 『쉼표, 한창때 우리』에 참여한 작가들은 천안에 거주하는 창작자분들께 원고를 부탁드렸는데, 문단에서 활동하고 계신 분도 있고 최종심에 꾸준히 거론되는 창작자들이라 책의 가치(?)가 점점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입고 되어있는 책방에서 온라인으로도 구매가 가능합니다. (몇 권 안 남았어요...!ㅎㅎ)
Q. 작가님의 작품 중 손바닥문학상 수상작품 「유해동물」, 한국일보 신춘문예 수상작품 「호버링」을 읽어봤는데요. 저는 약간 청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청춘들의 이야기를 독립영화처럼 천천히 잘 담아내시는 듯 했거든요. 또 폭력성에 대한 시선도 인상적이었어요. 두 작품이 겪은 폭력은 분명 다르지만, 인물들이 어떤 폭력에 대한 내재된 분노들이 엿보였던 거 같아요. 두 작품에서 다룬 폭력성에 대해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유해동물」은 학교 폭력에 대해서, 「호버링」은 자본주의 시스템의 폭력성을 다루려고 했어요. 학교 폭력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폭력이라는 점에서 결코 개인과 개인 간의 폭력이 될 수 없고, 그 안에 있는 피해자는 끊임없이 자신을 공격하게 되면서 순환되는 폭력의 고리가 만들어져요. 소설 내에서는 피해자인 ‘여빈’이 비둘기를 혐오하고, 시간이 흘러 해리성 기억장애를 얻은 가해자 ‘승이’를 찾아가서 정서적으로 자극하려고 시도하지만, 끝내 포기하면서 피해자가 겪는 오랜 고통과 허무에 대해 말하고자 했어요. 여담으로, 작품을 발표한 이후에 < 더 글로리 >라는 드라마가 나왔는데, 같은 주제를 다뤘지만 < 더 글로리 >에서는 피해자인 문동은이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끝까지 해내는 것을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했어요. 어쩌면 소설과 드라마의 장르적 차이 같기도 했고요.
「호버링」은 자본주의 시스템에 연루되어있는 개인의 무력감을 다루고 싶었어요. 우리는 각 개인의 사정을 모른 채 자신의 편리에 이끌려 소비하고 행동하고 그것이 초래하는 결과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잖아요. ‘김초’가 배송센터에 일하러 가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였지만, 그가 그 시스템에 연루되면서 소팅로봇에게 물품을 스캔하는 것으로 건너편 노동자에게 과도한 물량을 넘기게 되고, 그 노동자가 쓰러지게 되고, 그로부터 자신의 아버지가 쓰러진 것을 떠올리게 돼요. 결국에 ‘김초’는 이에 죄책감과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치는데, ‘김초’가 도망을 선택한 것을 개인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나에 대해 생각했어요. 결국은 시스템의 잘못이잖아요.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그것을 끊임없이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려고 하죠. 쿠팡과 SPC 등에서 끊임없이 산업재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내가 편리를 위해 구매하는 로켓배송 물품과 배고파서 무심코 사 먹는 빵이 그 폭력에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는, 또는 그런 죄책감을 개인이 느끼게 되는 시스템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