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se wood oil



   수용성 초.

   불 붙이고 잠들 때 내가 무엇을 잊을 수 있는지 가장 여러 향이던 산책
   뜨겁던 내 건물들의 통로나 대화의
   아름다운 끊김 같은 것을 다시 열고
   편집할 수 있는지 건물 지하벙커에
   묻어둘 수는 있는지

   미리 알고 택할 기회가 있었다면 나는
   초 만들기에 평생을 바쳤을 것이다.
   노련해지기 위해 더는 죽이지 않기 위해 자연광 속에 고개를 젖힌 채 다
   잊은 채 대화에게
   대화 이상을
   요구하지 않으며
   우아한 할머니로 산책하기 위한 동작이 되었을 것이다. 춤추라 시켜도

   응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건물은 왜 오래 묵거나 훌쩍 떠날 만큼은 충분히 아쉽지 않은 구조와 자재로 이루어진 것일까. 적당히 비밀스러운 지하를 가지지 못한 것일까. 반만 어두운
   창
   지용성 노동.

   초 수집이나 초 만들기는 신의 영역도 보호받아야 할 전통도 아니다. 날뛰는
   현실을 위한

   분위기 못 읽는 통로들의
   눈물을 위한 벙커의 짧은

   산책일 뿐.


rose wood oil

김연덕
Kim Yeon Deok

2020
시, 21행에 330자. 녹은 향초, 적당한 어둠, 스테인드글라스.
Poem, 21 line and 330 type. Melted candles, moderate darkness and stained glass.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언 바다가 보인다
   잘게 나뉘어 떠다니는 얼음 조각이 보인다
   나는 지금 홀 중앙에 앉아 있는데
   어떻게 이런 걸 다 볼 수 있는 것일까
   온풍기가 돌아간다
   어디선가 들어본 음악이 흐르고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종업원이 돈까스를 가져다 준다
   낮이면 더 어두워 보이는 가게의 식물
   깨끗하게 접힌 냅킨이 허물어질 때
   얼음은 바다 깊이 가라앉는다
   혹시 필요하신 것 있습니까
   종업원이 물어보는데
   나는 나에게 없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내 곁을 지나며 누군가 손을 흔들고
   모르는 사람에게 실수로 인사를 한다
   부드럽게 이는 먼지
   소용돌이치는 파도
   언젠가 너를 위해 뛰어든 적 있다
   이유 같은 것 없이
   오래된 가게에 들어간 적 있다
   얼음이 서서히 녹는 동안
   눈이 점점 나빠지는 동안
   나는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들키고

   산산조각난 사랑에 더 이상 몰입되지 않는다





*Alain Resnais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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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덕
Kim Yeon Deok

2020
시, 24행에 300자. 얼음, 유리, 마음 ; 투명하고 분명한 파편들.
Poem, 24 line and 300 type. Ice, glass, heart ; transparent and clear fragments.


elfy9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