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오, 춤추고 싶지 않아요
여기 불빛이 많아요 불빛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요 동그란 두 개의 눈동자로 빛은 쉽게 복제됩니다 눈을 마주치며, 거기에 마음이 있다고 알기 쉬워집니다 이름을 붙이면 뭐든 진짜같이 보입니다 의혹은 계속해서 불어납니다 귓바퀴가요 호주머니가요 거기 정말로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네게 말하는 걸 참 좋아합니다 네, 네, 믿음이 많은 너는 정말 인기가 많습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유튜브를 보고 오늘은 광장에 나왔습니다 어제는 새끼 재규어와 갈라파고스자이언트거북을 보았지만 오늘은 목줄을 찬 포메라니안에게 귀엽다고 말합니다 강아지는 짖지 않는 강아지 과연 사랑받을 자격이 있지만, 나는 아직 이만큼 건강하다고요 너는 나는 증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귀여워 정말 귀여워 사람들은 몸을 웅크리면서…… 인스타그램 피드에 흰 솜털이 가득해집니다 네,네, 거기에 마음이 있습니다 왼쪽 하단입니다
오늘 밤에는 이곳에서 밴드가 공연을 합니다 다 같이 같은 광장에서 같은 음악을 듣습니다 이 밴드에선 기타리스트가 기타를 치고 드러머가 드럼을 치고 보컬이 혼자 멘트를 다 쳐요 여러분 즐거우신가요 함께 대답을 합시다 네, 여기는 여러분 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즐겁습니다 기타리스트가 다시 기타를 치고 여러분은 열심히 춤을 추고 공연장 바깥으로는 바리게이트를 쳐두었네요 지친 여러분이 바깥으로 조금 새어 나갑니다
괜찮습니다 공연이 끝나면 불꽃놀이가 있을 겁니다 마음이 아주아주 많아질 겁니다 정말로 그곳에 있을 겁니다 불꽃이요 청춘이요 페스티벌이요 믿음이요 바리게이트 밖에서도 트위터에서도 멀리 떨어진 당신의 침실 창가에서도 번쩍하고 잠시 동안 모든 것이 분명해질 겁니다
아니오아니오 춤추고 싶지 않아요 당신이 말한다 해도
시간이 흘러 다 같이 깜깜하게 죽어간다 해도 여전히
아니오, 춤추고 싶지 않아요
No, I don't want to dance.
의현
Euihyeon
2019
시, 6행에 657자. 아무도 만난 적 없는 축제.
Poem, 6 line and 657 type. The festival that no one has ever met.
선택하세요 캐릭터를
나는 내 자리에 가만히 앉아 게임 속에서 춤을 추었지. 다른 사람들 내가 춤을 추고 있구나 생각하였다. 춤을 추는 사람 안에 멈춰선 사람이 있다고 애써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사람들이 몰려와 함께 춤을 추었다. 온도가 없는 모닥불 주위에 둘러서서. 그러나 정직한 불길의 둘레에는, 따뜻하다는 생각 속에는 이미 기쁨이 있는 것 같다.
오전에는 파티가 있었다. 아는 사람들이 모여 던전에서 몬스터를 쫓았다. 원형의 생물 조각과 광물 조각을 주머니에 가득 채우고, 그걸 축하하며 노래를 불렀다. 그러는 동안에
게임 속에서도 해가 흐르고 노을이 진다. 그러든가 말든가, 게임 속 노을을 보며 시간을 가늠하는 사람은 없다. 비가 오면 몸을 적시지 않고 빗줄기를 맞는다. 게임 속 햇빛. 게임 속 나무. 구름, 절벽, 게임 속 어스름. 그것들이 좋다. 실체 없이 자세만을 전달받는 일.
내 가방 속에는 푸른 슬라임의 결정, 코볼트의 귀. 도무지 쓸모없는 것들도 이유 없이 사들이는 상인이 여기에는 있다. 지하에서 죽은 것이 계속해서 되살아난다. 의식들은 반복된다. 시작부터 이미 모든 역할을 알고서.
그것은 무한한 시장의 행복이다. 비가 내려도 불꽃이 꺼지지 않기에
나는 계속해서 춤을 춘다. 목이 서서히 타들어 가는 것도 잊은 채.
어느 저녁에 우리는 파티를 맺고 지하에서 전멸했지. 그러나
부활하여 해변가로
다시 무릎을 펴고 한꺼번에 일어서서
일정한 위치까지 밀려들어오는 파도를 볼 수 있었다. 언제나처럼
이것이 영원할 수는 없다, 생각하면서도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 있다.
창밖 석양이 모니터 속 노을 위로 붉게 겹쳐진다.
색과 영혼은 진실을 구분하지 않고 깃들며
안쪽, 그것은 사라질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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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ose your character
의현
Euihyeon
2020
시, 15행에 627자. 화면으로 펼쳐지는 픽셀 자연, 지금 바로 다운로드하세요.
Poem, 15 line and 627 type. On-screen pixel nature, Download and play now.
earthbreat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