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
마지막으로 할 말은?
테이프로 입막음 당한 중년 남성이
읍읍
뭐라
뭐라 말했다
철제 의자에 트렁크 팬티 차림으로 앉아 있던 그가
가운뎃손가락을 펼 때
안녕-
빵, 권총 소리가 폐건물의 습관을 지나쳤다. 결국 조용해지는
유저는 한번 죽으면 캐릭터가 삭제됐다
NPC도 마찬가지
유저의 경우
계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다른 캐릭터를 생성해낼 수 있겠지만
이름은 사라지는 것이다
NPC의 경우
부활 같은 장치는 없고
스토리 진행이 바뀌었다. 네가 우리 어머니를 죽였구나. 이 원수. 내 검을 받아라!
복수극도
일어나는데(실제로 커뮤니티에서 관련 인기 게시물도 있다)
한 개체
개체마다
스토리가 있는 것이고, 이는 변화할 수 있다
타의에
주변 환경에 의해서
일반 라이트 유저의 경우 이러한 혼돈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지만
NPC 킬러단이 있다
그들은 너무나 흔해진 MMORPG의 진행과
만렙(혹은 경험치)
따위에
지긋지긋해져 있으므로
새로움을 원했다
NPC 킬러단
그들은 NPC만을 전문으로 살해하며 이 게임의 스토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두가 궁금할 때
어떤 플레이어도
앞을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
이 게임의
화제성의 이유기도 하다
< 애프터 셀렉트 > 총괄 디렉터 오트보르자는 위와 같은 스토리 진행과 게임 상황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자유입니다
병아리 캐릭터는 가상 공간에서의 모이를 쪼아대며, 느긋이 말했다. 이곳은 어쩌면
현실
그 이상
일인칭 Non-Targeting
(그러나 삼인칭으로 옵션 변경은 가능한)
무한 자유도
MMORPG
< 애프터 셀렉트 >
저와 함께 떠날 준비가 되셨나요?
캐릭터 코코는 자신의 등 뒤로 손을 내민다
게임 속 도시의 전광판에서
캐릭터 광고가 나오는 것이었다
오늘은 코코네
귀엽긴 해
랑은 폐건물에서 멀찍이 있는
그러나 커다란
도시의 전광판 속 캐릭터
코코를 보고 있었다
아르바이트할 때는
또래 애들이 다 코코만 찾아서
조금
반감이 생기기도 했는데
확실히…
살기가 느껴졌다. 닌자 캐릭터 오신카의 표창이 토끼탈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괜히 소문이 난 건 아니네?
폐건물의 어둠 속에서
누군가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말했다
너 같은 애들이 한 트럭인데 내가 죽겠니?
닌자 캐릭터 오신카의
닌자술은
급습에 유리하다. 최초의 일격이 실패할 경우
아무래도
닌자로서의 메리트는 떨어지는 편
그러므로
어둠 속에
여전히
있는 것이다. 기척을 지우고
살기를 지우고
랑은 화면을 일인칭으로 고정해놓았다. 이편이 즐기기에 좋기 때문이다. 정밀 타격도 되고
스릴이
누군가 죽이려고 하는 모습이
감정이
기회가
어떤
변화가
미세한 흐름이
게임 내 피지컬로는 지금까지
져본 적 없다
랑은
그러니 살아 있는 것이다. 서풍의 토끼탈
닌자 오신카의 스킬이
발동됐다. 고속 전진
소리도 없이
형체는 이미
랑의
등 뒤로
그러나
쳐다보고 있다
토끼탈이
아무 표정도 없이
캐릭터 오신카의 수리검을
손가락으로
가벼이
튕겨낸 후
눈 한쪽을
동공을
베었다. 어떻게 죽는지는 바라보라고
그는 괴로워했다
닉네임이 이제야
보였다
베리스트롱가이
…
랑은 손가락 마디마디
다 찌른 뒤
베리스트롱가이
소리 지르게 놔뒀다
오늘도 도시의 야경이 아름다웠다
이런 짜릿함이 좋은 것이었다
랑은 정해지지 않은
자신의 의지로 개척하는
운명의 소리가
듣기 좋은 것이었다. 피비린내 나는 전장 속의
외침이
점차 사라져가는
저 생의 소리가
게임을 종료했다. 랑은
오늘도 학교에
가야 하기에
새벽 4시
루토나 시티 주택가
조용함
다음 날 학교
교실은
아침부터 떠들썩했는데
내용을 들어보니
오늘 아침
< 애프터 셀렉트 > 새로운 업데이트 공지가 떴다는 것이었다
랑은
슬쩍
폰으로 내용을 확인했다
[천공의 유적지 : 영웅의 시작]
첫 번째 서바이벌 시즌이 열린다는 내용이었다
과연
현시점 최강자는 누구인가?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커뮤니티 댓글에서는
서풍의 토끼탈이 나올 것인가?
그래도
K가 최고 아닐까?
고스트 스토어도 잊지 말라구
벌써
몇몇 이들이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랑은 흥미로웠다
과연
쟤네들은 저런 게 재밌나 봐
다른 반인 히네는
머리칼을 쓸어내리며 랑 옆에 앉았다. 랑은 뭔가 검색하다 핸드폰을 집어넣는 척
맞장구쳤다. 그러게
주말에 마라탕?
노노. 이번 주 아르바이트 좀 빡세서 주말엔 쉬어야 함
히네는
으
이유가 매번 너무 다양해!
약속을 잡을 때마다 도망가는 랑을 보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
종이 쳤다
1교시가 시작될 것이다
1교시는 마음 단련 시간
히네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다음엔 꼭 먹자. 애들도 너랑 놀고 싶어 해. 진심
손을 흔들며
응응. 조만간
랑의 대답과
조만간-
랑은
슬쩍
폰으로 커뮤니티를 보며
댓글을
반응을
교실의 점차 잦아드는 소리를
그래
내가 여기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