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Round - 거대 개구리의 습격 2
 
 
 
   해골 가면은 이런 건 익숙하다는 듯
   일상적인 워킹으로
   흙먼지 속에서 천천히
   
   그가 조용히 난사라 읊조리자
   하늘을 포함한 전 범위에서 총탄이 날아왔다
   땅
   마을의 집 창가
   꽃잎들에서도
   
   그건 지금껏 랑이 본 적 없는 광경이었다. 자신을 죽이려 한 광포의 집단과
   거대 개구리 떼
   어쩌면 이곳의 모든 존재가 사라졌을지도 모르겠다고 랑은 생각했다
   실제로 모든 소리가 잦아들자 정적이
   해골 가면이 흙먼지를 잠시 멈추었다
   
   K
   랑은 언젠가 마주쳐야만 했던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걸친 망토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1위 길드 SCENE의 정예이자
   미개척 던전 개척률 1위
   최고의 총잡이 혹은 최고의 플레이어
   그의 손으로부터 모든 건 시작된다. 갓즈 핸드(God’s Hand)
   피의 축제
   
   그를 지칭하는 말은 무던히도 많았지만, 오늘의 장면은 몸속 깊이 차오르는 뜨거움이었다. 저게
   K
   랑은 그의 길드 호칭을 슬쩍 봤다. 미드나잇 키튼. 한밤중의 고양이? 고양이가 밤을 걷는다. 랑은 현실 세계에서
   창밖을 봤다. 밤이 기울어지고 있었다. 밤 유저라는 뜻인가? 왠지 어울리네
   
   다시 거대 개구리 떼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소환됐지만 묘하게 둘을 피해 갔다
   둘만의 장소였다
   지근거리에서 흙먼지가 일었다
   
   자리 옮길까요?
   
   왠지 모르게 랑은 따라가게 되는 형국이었는데
   푸른 언덕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꽃도 있고, 나비도 있고
   들판이 나오고
   거대 개구리 떼가 지나가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
   이런 곳이 있었구나
   랑은 지형을 다 파악했다 생각했는데
   검은 적막에 도달하기 전 아슬아슬 걸쳐 있는 언덕이었다. 흙먼지가 유독 많이 번지는
   그래서 안 보이는
   K는 푸른 언덕으로 올라가기 전 입구에 무선 선풍기를 놔뒀다. 바람이
   흙먼지를 덜어냈다
   
   둘은 푸른 언덕에 앉아 흙먼지에 뒤덮인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랑은 K를 믿는 건 아니었으나
   지금이 전투 시즌이 아님은 알 수 있었다. 직감이었다
   둘은 한참을 말없이
   마을에서 사라지고 사라지면 나타나는 거대 개구리 떼 행렬을
   구경했다
   
   거대 개구리로 운송 사업을 하려 했었대요
   …
   네?
   랑은 뜬금없이 뜬금없는 말을 하는 K를 쳐다보았다. 해골 가면은 진지했다
   그러다
   거대 개구리가 집을 부순 거예요. 시범 운영에서
   랑은 그냥 듣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 사람이 있었대요. 사람이 다치고. 누군가 분노하고
   싸웠대요
   분노한 자들과
   거대 개구리로 운송 사업을 하려 했던 사업가가
   
   K가 랑을 쳐다봤다
   이 마을의 설정이래요
   
   K는 픽 웃더니 가방에서 음료수 두 캔을 꺼냈다. 그중 한 캔을 랑에게 건넸다
   랑은 거절하진 않았지만 음료의 뚜껑을 따진 않았다. 들고 있었다. K가 캔을 땄다
   
   랑은
   뭔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 이상함에 대한 호기심은
   
   왜 살려줬어요?
   질문으로 입 밖에 나오게 된다
   
   그건
   우리가 만나는 최종 라운드에서 알려드릴게요
   저기 위에서
   
   K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최후의 결전. 천공의 유적지에서
   
   랑은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K의 자신감과 언행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과 비슷한 면을 발견한 것 같았다. 아니 비슷하지만 이질적인… 드러내지 못했던 가면의 안과 바깥 그 차이를
   둘은
   푸른 언덕에서 거대 개구리 떼가 지나가는 것을 보며 아침을 맞이했다
   
   랑은 학교 갈 준비를 했다. 이제 끌 거예요
   K는 이모티콘으로 안녕을 표현했다
   
   백수인가?
   
   랑은 속으로 생각했지만, 음료수 고맙다고. 손 흔들며 게임을
   종료했다. 학교에 갔다. 시간은 지나갔다. 학교를 마칠 때쯤 랑은 < 애프터 셀렉트 > 커뮤니티를 봤다
   
   K에 대한 얘기로 가득했다. 전부 그에게 죽었다는 내용뿐이었다
   < 애프터 셀렉트 > 공지에서 해당 내용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게임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천공의 유적지 : 영웅의 시작]은
   참가 신청 인원의 절반을 1 Round 통과 기준으로 잡았으나
   한 플레이어의 PK로
   현 인원이 3명밖에 남지 않았음을 뒤늦게 확인하였습니다
   시스템 오류로
   확인과 조치 과정에서 미숙한 운영에 사과를 드립니다
   운영진은 위와 같은 사항에 대하여
   회의 결과
   일정 플레이 타임을 가진 현 3명의 인원에 대해선 2 Round 진출을 확정 지으며
   확정된 3명의 인원을 제외한…
   
   공지는 확정된 3명의 인원(랑 포함)을 제외한 1 Round의 재개 소식을 알렸다. 3명을 제외한 리셋 상태로
   시스템 점검 이후에
   
   랑은 길가를 걸으며
   클립으로 따진 K의 영상을 봤다. 흙먼지 속에서 끊임없이 총탄 소리가 들리는. 다른 유저의 관점에선 정말 원인도 모르고 죽는
   압도적인
   무의 상징이 그려지고 있었다. 그의 옆엔 거대 개구리 떼의 죽음이 너무 많이 쌓여 있었다. 거대 개구리를 침대 삼아 총을 쏘고 있는 모습이
   놀이 같았다
   
   해골 가면은 웃고 있었다고. 그의 얼굴까진 다가설 수 없어 말할 수 있는 소문이 있었다. 제삼자가 보기엔

1 Round - 거대 개구리의 습격 2

김병관

2023
시, 125행에 1726자. 거대 개구리로 운송 사업을… 네?

김병관

이야기의 구조를 만들어가는 사람. 시를 쓸 땐 카프카의 문장을 주문처럼 떠올린다.
우리는 바벨탑 아래 굴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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