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Round - 꽃집 담화 2
꽃집 주인 NPC는 토끼탈에 묻은 피를 닦아주었다
손수건이 닿자 토끼탈이 깨끗해졌다
꽃집 주인 NPC는 피를 다 닦고서 차와 다과를 내왔다
꽃집의 꽃들 사이에서
따듯한 차. 캐모마일
둘은 앉은키의 시선이 된다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참, 제 소개가 늦었지요. 제 이름은 크루슈라고 해요
용사님은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크루슈는 이것저것 날씨가 꽤 더워졌다는 얘기나 여행은 좋아하는지
과자가 금세 다 떨어졌다며 다과를 가지러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그래서 어떻게 되셨어요?
랑은 크루슈에게 지금껏 있었던 추격전 얘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2시간 동안이나 NPC와 대화를 나누며 이게 지금 뭘까, 생각이 드는 랑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꽃의 향기가 느껴지는 듯했다
꽃집은 아늑히
가게가 아니라 거주하는 집처럼 살고 있는 집에 꽃만 가득한 것처럼
실내장식
커튼
랑이
꽃집을
왠지 간결한 위로라고 느끼며 둘러보는 와중에
눈이 마주쳤다
창문 밖에서 누가 쳐다보고 있다
-
꽃집 문이 열렸다
아하하, 또 만났어요!!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온 자는 고스트 스토어였다
랑은 어이가 없었지만 이 새벽의 알 수 없는 대화와 학교의 일들 아르바이트의 피로함이
급작스럽게 뭉쳐
장면은 흘러간다
셋은 얘기 나누게 된다
-
저는 요즘 에밀 아자르의『가면의 생』을 읽고 있어요
로맹 가리는 왜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글을 써야만 했을까
그 마음을 생각하는 요즘이랍니다
고스트 스토어는 자신의 문학적 소양을 자연스럽게 화두에 던져놓는다
고스트 스토어의 책가방에서 나오는 유령들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공감한다
가면의 생이란 왠지 눈물이 나거든요
랑은
왠지
저 말을 하며 자신을 쳐다보는 듯한 고스트 스토어의 눈빛이
토끼탈 안에 있는 자신의 내부를 쳐다보는 것처럼
고스트 스토어는 이어 말했다. 로맹 가리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삶을 말했어요
난 내가 삶을 산 거라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나는 삶을 살아가기보다는 내 삶에 의해 살아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내가 삶을 선택했다기보다는 삶의 대상이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고스트 스토어가 말을 아끼지 않고 이어나갔다. 자신으로 살아가고 있나요
-
고스트 스토어는 저기 밖에 괜찮은 공원이 있다고 같이 나가자고
꽃집을 나와 그네도 타고
셋이서 걷고
얘기 나누고
그러다 마을을 당연히 바라보게 되는데
꽃집이 참 많네요
크루슈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