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멀 알고리즘
 
 
 
   둘은 백사장에 앉아 바다를 보고 있다. 밤의 인공 바다. 파도가 치지 않는 해변의 물이었다

   대부호 크림치카. 그와의 친밀도에 따라 개방되는 것이 달랐던 인공 바다. 둘은 그와 친하지 않아서

   상자 쪼가리를 뜯어 앉아 있었다. 인공 바다의 초입 표지판에 적혀 있다
   돗자리를 쓰신다면 여기 제품을 사서 써주세요!
   해변에 필요한 물품들을 팔고 있는 상점 아저씨

   크림치카의 종으로 보이는 자는 숲속에서 망원경을 치켜들고, 둘러보고 있다. 긴 엽총을 건 채

   성에서 파티 즐기는 밤. 다른 유저들은 불꽃놀이가 한창이었다. < 애프터 셀렉트 >는 자본주의의 폐가 뚫려 있어
   경쟁적 요소를 즐겨도, 안 즐겨도
   날치 떼가 튀어 올랐다. 토끼탈과 해골 가면은 벗어두었다. 둘이 있을 땐 그게 약속인 것처럼
   캐릭터의 얼굴이라도

   랑이 K에게 고개를 돌리며 음악 들을래? 라고 묻는 바다였다
   줄 이어폰의 한쪽을 건네는 랑의 얼굴에 불꽃놀이가 한창이어서 번진다 빛이

   또 한 번 더
   I need to know, you want some more

   뉴진스의 New Jeans라는 곡이었다. 현실과 플레이리스트가 연동되는 시스템처럼. 둘은
   별말을 하지 않아도

   충분했으므로

   귀에 나눠 가진
   줄로 이어진
   몇 차례의 감정이. 파도가 치지 않는 이 해변의 물처럼

   서로의 얼굴을 모르는데
   사랑의 철자가 틀리지 않았다

옵티멀 알고리즘

김병관

2023
시, 38행에 490자. 사랑의 철자는 L.O.V.E.

김병관

이야기의 구조를 만들어가는 사람. 시를 쓸 땐 카프카의 문장을 주문처럼 떠올린다.
우리는 바벨탑 아래 굴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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