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은 스스로 지연되지 않는다
불 속으로 끝없는 불의 연속에서 사라지는 인물들 영상은 계속되었다 향연 불의 향연
컴퓨터 화면에선 불이 모든 것을 채워내는(혹은 사라짐을 얘기하는) 것들만이 올곧았다
이제 키튼에게 주어진 책무란
이해를 넘는 이야기
키튼은 생각한다. 이제 뭘 해야 하나. 밤을 지새우던 중 혼잣말로 읊조려보는 것이다
랑아,
익숙하지 않은 이름을
이제 키튼에게 있어 기억은 비행기 추락 사고 이후 가우시안 블러. 그날 키튼은 그의 엄마인 보마가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코르타 지역을 같이 관광한 뒤 비행기에 오르게 된다. 추락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가 되게 된다
병실은 따사로운 햇살이 감옥처럼 잠긴 곳이었다. 모르는 여자가 손을 꼬옥 쥐고 있던
키튼은 떠올린다
비행기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란 것도 이를 위한 일이라면
랑아,
모르는 여자의 체온이 따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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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키튼은 여전히 불이 활활 타오르는 영상을 떠올리고 있다. 쇼핑몰 MD로서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하면서도
키튼은 몇 가지 지적을 받게 된다
요즘 통 집중을 못 하는 것 같아요. 잠시 바람이라도 쐬고 오시죠
사내 카페에 가려던 참이었다. 동기인 안나가 대박 사건이라며, 시끄럽게 다가왔다
대박! 대박!
지금 완전 미쳤어요!
안나는 키튼에게 핸드폰 화면을 들이댄다
화면으로
불이 활활 타오르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메르지아나 광장
현자가 거주하는 곳에 비행기 테러가 일어났단 소식이었다
소식은 계속 갱신되었다
테러범은 현자를 노리고 이곳에 침투한 것으로 보이며…
현자의 자취는 현재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세계 기구 직속 부대 ROM은 예외적 상황에 현장으로 출동…
현재 시각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밝혀져…
테러범은 토끼탈을 쓰고 있었다는 목격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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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는
피어오르는 불을 보며 생각하는 것이다
무엇이었을까
유추해낼 수 있는 뭔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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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튼은 뛰쳐나간다
이 이야기는 이렇게 끝내보고 싶다